남·북한 중학교 한문 교과서 비교 분석

Abstract

남북한이 분단된 지 어느덧 60여년이 흘렀다. 그 결과 남한과 북한 사이에 정치, 경제, 사회면에 있어서의 차이는 물론이고, 문화, 예술, 교육 등의 면에서도 단절된 만큼 이질화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분단 상황으로 인한 양쪽의 언어생활의 격차가 현격하게 벌어지기 이전의 지금 단계에서 각 분야에서의 다양한 점검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은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하여 가치관, 사고방식, 행동 양식 등 모든 영역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체험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교육 분야 가운데에서도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이 두드러지는 부문으로 국어 교육을 들 수 있고 이 중에서도 한자 교육의 동질성 여부는 우리말 대부분이 한자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이다. 현재 남한에서는 아직도 문자나 언어생활에서 대부분 한자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북한에서는 일반 사회인들이 아직도 한글전용의 문자·언어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고, 학교 교육에서만 한문 교과를 운영하면서 한문 교육을 하고 있다. 한편, 추구하는 한문교육관에서도 남북한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북한의 한문교육관은 교육 분야의 주력사업인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찬양과 우상화, 사회주의 혁명사상의 옹호, 전쟁과 관련된 내용 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김일성 일가가 한문교육 분야에 내린 교시와 사상, 혁명에 관한 지식 등이 한문교육 내용의 특징이다. 이러한 어문생활의 격차를 현실적으로 감안하고 통일을 대비하여 기회가 온다면 상호협의를 통하여 공통의 준비과정을 거칠 때 보다 바람직한 남북한의 한문교육이 구성되고, 민족 화합 문화에 이바지 할 것으로 생각한다. 본고는 남한은 제7차 교육과정에 의거하여 집필된 중학교 한문 검정교과서 11종 중에서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광주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중학교 교과서 2종류(동화사, 교학사)와, 북한에서 2001년도에 발행한 중학교과정 한문교과서를 중심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Ⅰ장에서는 남북한 한문교과서의 외형적 체재의 차이를 분석한다. 각각의 교과서를 구성하는 단원의 형태 및 교과서의 분량, 그리고 학년별 사용 한자의 분량 및 새로운 한자의 분량 등을 살펴보면서, 남북한 교과서의 특징을 나타낸다. Ⅱ장에서는 남북한 한문교과서를 구성하는 제재의 차이를 분석한다. 각 학년별 교과서의 제재를 조사하여 남·북한 한문교과서 구성의 특징을 조사해보았다. 남·북한의 한문교과서가 어떠한 제재를 선택하여 구성하고 있는가를 명확하게 분석한다면, 교과서를 통한 한문교육관이 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 Ⅲ장에서는 국한 혼용문이 主를 이루는 북한 한문교과서를 중심으로 학년별 내용 영역과 주요 양식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남북한의 교육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문의 특색을 드러내고, 아울러 전통에 대한 재해석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Ⅳ장에서는 남·북한의 분단 상황이 장기화되어 가는 노선에서, 가능한 한문교육 분야에서의 공통점을 발견하여 그 의의를 새기고, 또한 서로 다른 입장차이가 드러나는 분야를 상호 이해하고 수용하여 통일을 대비한 한문 교과서의 설계 방안을 모색한다. 어문정책은 남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기반이 되어 문화 창조의 밑거름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면에서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자 교육 부문에서 남과 북의 차이점을 비교 연구하는 작업은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서 소홀히 할 수 없는 초석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남북한 중학교 과정 한문 교과서의 특성을 비교 분석하고 통일된 한문 교육의 초석이 되며 통일 이후의 한문 교육을 위한 연구와 한문 교육과정 및 교과서 편찬, 교수·학습 방법 등의 개발 등을 통한 한문 교육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