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타인벡의 『긴 골짜기』에 나타난 인간의 정체성과 개인적 성취의 추구

Abstract

이 논문의 연구 목적은 존 스타인벡이 단편소설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해 글을 쓴 이유, 『긴 계곡』(The Long Valley)」에 들어있는 각각의 단편소설의 특징과 성격, 그리고 단일한 주제의 탐색이라는 세 가지 논제를 다루는 데 있다. 첫 번째 논제는 스타인벡이 글의 매체를 소설에서 단편소설로 전환한 것과 관련이 있다. 소설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였기에, 소설에서 단편소설로 전환하고자 한 스타인벡의 결정은 한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긴 계곡」을 쓰기 불과 2년 전인 1932년에 셀리나스 계곡을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집「하늘의 목장(The Pastures of Heaven」이 이렇다할 반응을 얻지 못해 그 결과 출판업자에게서 가불을 한 250달러도 갚지 못했던 처지에 있었다. 비평가들은 스타인벡이 다시 단편소설을 쓰고자 한 이유에 대해서 자주 여러 가지 억측을 해왔다. 이 논제에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스타인벡의 불안정한 재원결핍을 들 수 있다. 그는 부모님 집에 기숙하며 창작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심지어는 부친의 사무실에서 문구류를 가져다가 사용할 정도로 생활이 궁핍했다. 따라서 단편소설이 소설과는 달리 빠르고 상대적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입원이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단편소설은 소설의 제한된 틀 안에서 함께 엮어내기가 힘들었던 다양한 개념과 아이디어들은 전달할 수 있는 이상적인 도구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 논문의 두 번째 목표는 스타인벡에게 중요한 여러 가지 주제들이나 동기들을 발견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긴 골짜기』에 실려 있는 개개 단편소설들을 비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첫 번째 주제에서 스타인벡은 “The Chrysanthemums", “The White Quail," 그리고 “The Snake"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비전통적인 역할을 남성지배적인 세상으로부터 피난처를 찾고자 하는 사회의 지배집단이긴 하나 특권이 없는 여성들의 욕구로서 다루고 있다. 두 번째, ”The Snake"에서 스타인벡은 미지의 것을 설명하지 못하는 과학의 무능력을 분석하고 있다. 과학자이자 친구인 에드 리케츠와의 과학적 대담에서 기인된 듯 보이는데, 스타인벡은 점차 과학에 회의적이 되었고, 공공연하게 과학이 완벽하게 설명해 낼 수 없는 것이 아주 많다고 밝힌바 있다. 세 번째 주제에서, 스타인벡은 “The Red Pony”와 “Flight"에서 개인들의 성년으로의 통과의례와 탐색의 권리를 조사하려고 어린시절의 기억으로 되돌아간다. 사회뿐만 아니라 그 구성원들인 개개인들에 깊은 관심이 있었던 스타인벡은 "The Raid)"이나 “The Vigilante"에서 군중심리나 공동체 의식을 다루고 있다. "The Harness", "Johnny Bear", 그리고 “The Murder"에서 나타나 있는 마지막 주제는 신의 은총으로부터의 타락과 고결함에 대한 환상이다. 이러한 주제들이나 동기들은 스타인벡에게 있어 묘사는 하고 싶지만, 전통적인 소설로는 묘사가 불가능한 아주 중요한 개념들이다. 이 논문의 마지막 목표는 통일적인 주제의 탐색과 관련이 있다. 이 논문은 『긴 계곡』에 실려 있는 단편소설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통일적인 주제가 실제로 있다고 주장함으로서 전반적인 비평계의 주장과 맞서고 있다. 통합적인 주제의 틀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고, 『긴 계곡』의 단편들 중 오로지 6편만이 셀리나스 계곡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Saint Katy the Virgin”가 14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이 작품이 지리적인 측면에서 조차도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을 해온 비평가들은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단편소설집에 통일된 주제를 붙이려는 시도들을 비판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은 『긴 계곡』을 통일시켜주는 요소는 바로 시간과 장소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라는 따뜻한 테두리 바깥에서 의미와 성취를 추구하고자 하는 특권이 없는 남성과 여성의 욕구임을 주장한다. 만족을 주지 못하는 사회로부터 피난처를 찾고자 하는 개인의 욕구, 새롭고 더욱더 유익한 사회집단을 발견하고자 하는 탐색, 의미를 주지 못하는 자기 패러다임의 무능력, 그리고 성장과 발전을 진흥시키지 못하는 사회의 무능력을 분석함으로서, 스타인벡은 인간의 의미 및 자기실현화의 추구라는 기치 아래 『긴 계곡』의 단편들을 함께 연결하고 있다. 작가의 의무란 “많은 중대한 결점이나 실패를 드러내고, 우리의 어둡고 위험한 꿈들도 향상이라는 목적을 위해 표현(노벨상 수상기념 강연 1962)함”으로써 사회를 책임감이 있는 것으로서 유지시키는 것임을 굳게 믿은 스타인벡은 「긴 계곡」에 들어있는 단편소설들을 그저 무작위로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인간의 조건들을 지지하고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한 증거로서 엮어 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