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필드 저택의 세 번째 이야기 : 서벌턴 텍스트로 다시 읽는 『제인 에어』

Abstract

『제인 에어』는 어둡고 칙칙한 손필드 저택의 3층을 “과거의 집, 기억의 성지, 유령의 출몰지”로 기록한다. 과거의 유물들로 가득한 손필드 저택의 3층(third story)은 『제인 에어』가 차마 발설하지 못하는 대영제국의 “세 번째 이야기(third story)”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버사를 감금한 3층 다락방은 서인도제도에서 영국의 제국주의적 폭력이 은폐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제인 에어』의 표면상의 텍스트가 로체스터와 제인의 로맨스 혹은 주체적 여성으로서 제인의 성장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제인의 변증법적 그림자로서 그녀의 대칭점에 존재하는 버사의 이야기가 각각 『제인 에어』의 첫 번째 이야기와 두 번째 이야기를 구성한다고 한다면, 1층과 2층의 이야기는 또한 각각 페미니즘 비평과 탈식민주의 비평을 상징하기도 한다. 반면 제인과 버사, 혹은 남성과 여성, 중심과 주변 간의 변증법적 투쟁의 관계 속에서 억압되고 삭제된 채 오로지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존재가 있다. 그들은 바로 제3세계 식민공간의 서벌턴이며, 그들의 이야기가 바로 『제인 에어』의 세 번째 이야기를 구성한다. 본 논문에서는 손필드 저택의 3층에 쌓인 과거의 유물들을 하나하나 발굴해 내듯 『제인 에어』의 변증법적 서사구조 속에 가려진 서벌턴의 존재 방식을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제인 에어』를 일종의 서벌턴 텍스트로 읽는 것으로 텍스트 자체의 결을 거슬러 읽는 것이라 할 수 있다.

In Jane Eyre, Jane describes the third story of Thornfield Hall as “a home of the past-a shrine of memory” and Mrs. Fairfax as “the ghost’s haunt” (JE 125). This essay attempts to read this third story of Thornfield as a reservoir of the hidden traces and fragments of British imperialism, because the third story of Thornfield in which Bertha was imprisoned could also be seen as concealing the violent history of British imperialism. Jane’s development as a virtuous woman and the story of Bertha as a Jane’s double respectively represents Jane Eyre’s first and second story, which usually invite feminist and postcolonialist readings of the text. Meanwhile, those subalterns who are excluded and abjected from the dialectical relationship between Jane and Bertha, women and men, center and margin constitute the third story of the text(which is defined as “subtext” or textual unconscious). This study focuses on the third story and analyzes how those abjected subaltern are incorporated into the text and what kind of function they play in the text. In a word, this essay reinterprets Jane Eyre as a subaltern text, against the grain of the text, reinvestigating seemingly trivial reminders of colonialism in the text.